LG 논란의 60억 FA 계약… 역대급 진기록 나오나, 후대 평가 달린 운명의 마지막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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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논란의 60억 FA 계약… 역대급 진기록 나오나, 후대 평가 달린 운명의 마지막 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기록지만 봐도 경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대충 파악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스포츠다. 기록을 보면 선수의 가치도 대충 다 파악할 수 있다. 그만큼 기록도 많고 세분화되어 있다. 하지만 기록으로 드러나는 않는 가치도 있기 마련이다. 후자의 비중이 제법 높은 선수들은 그래서 항상 '진짜 공헌도'를 놓고 논란이 된다.
LG의 주전 중견수인 박해민(35)이 딱 그런 선수다. 중견수라는 포지션 가중치를 고려해도 드러나는 공격 기록이 그렇게 화려한 선수는 아니다. 최근 각광받는 OPS(출루율+장타율)나 조정 득점 생산력(wRC+)에서는 분명 한계가 있는 유형이다. 장타를 칠 선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년 뛰어난 수비와 주력을 보여준다. 작전 수행도 마찬가지다. 실점을 줄이고, 추가 베이스를 만들고, 상대의 실책을 유도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성적은 상대적으로 덜 기록화되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수비 지표는 공격 지표보다 신뢰성이 덜하다고 인정한다. 하물며 보이지 않는 추가 베이스와 상대 실책 유도는 더 지표화하기가 어렵다. 모두가 좋은 선수라는 것은 인정하는데,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기록에 얼마나 더 플러스를 시켜야 하는지가 애매하다. 그래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할 당시에도 그랬다. LG 내부에서도 어떤 외야수를 영입해야 하는지 논란이 분분했던 가운데, LG는 공격 지표보다는 박해민의 숨은 가치에 주목하고 4년 총액 60억 원을 투자했다. 박해민은 경력 대다수의 시즌에서 득점 생산력이 리그 평균보다 아래였다. 좋은 선수지만 60억 원을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는 꼬리표가 붙었다.
LG 이적 이후에도 계속 논란이 됐다. 어떤 때는 공격력이 떨어져 60억 원의 가치를 못 한다는 평가를 받다가도, 어떤 경기에서는 기막힌 플레이로 '숨은 가치'가 드러나 이게 진짜 가치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셈이다. 어떻게 보면 숙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LG 벤치의 생각은 한결 같았다. 박해민은 드러나는 지표보다 훨씬 더 팀에 공헌한다는 결론이다.
이는 출전 시간만 보면 알 수 있다. 박해민은 2022년 이적 후 첫 시즌에서 144경기, 2023년에도 144경기, 2024년에도 144경기에 나갔다. LG로 이적한 뒤 모든 정규시즌 경기에 다 나간 셈이다. 1군 코칭스태프는 박해민이 수비에서 실점을 방지하고, 상대를 미묘하게 흔드는 가치가 있다고 확신한다. 경기를 풀어나가는 이들의 체감이다. 박해민을 밀어낼 만한 중견수가 등장하지 않은 점도 있지만 그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2025년에도 144경기 전 경기에 나간다면 FA 이적 후 계약 기간 내내 한 경기도 빠지지 않은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최근 세 시즌 동안 오로지 박해민만 3년 연속 전 경기 출전을 했다. 432경기에 나갔는데 2위 김현수(LG·411경기), 3위 소크라테스 브리토(KIA·409경기)와 제법 차이가 난다. 탁월한 내구성과 수비 및 주력은 자타가 공인한다. 이제 남은 것은 공격에서 조금 더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