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레알' 장례식 치렀네…'70년 사상 최악의 경기'→아스널전 0-3 참패, 'UCL 단일 시즌 최다 패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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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레알' 장례식 치렀네…'70년 사상 최악의 경기'→아스널전 0-3 참패, 'UCL 단일 시즌 최다 패배' 기록
레알 마드리드 역사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이렇게 많이 패배한 건 오랜만이다.
전통의 흰색 유니폼 대신 검은색 유니폼을 입고 나선 레알이 그야말로 장례식 치르는 것 같은 충격패를 당했다.
이탈리아 출신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레알은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있는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축구 팬들이 놀랐다.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챔피언' 레알이 무득점으로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반대로 아스널은 확실한 '9번 유형' 공격수가 없다는 비판 속 득점 기회를 잘 살려 완승을 거뒀다.
경기 포문은 레알이 열었다. 킬리안 음바페가 박스 밖에서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 전반 7분 토마스 파르티가 골문가 가까운 거리에서 헤더를 시도했지만 막혔다.
경기는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아스널은 점유율을 늘려서 레알의 빈틈을 노렸다. 레알은 공격보다는 수비에 신경쓰며 아스널의 공격을 차단 후 역습하는 방식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레알에 찬스가 왔다. 전반 31분 주드 벨링엄이 침투하는 음바페에게 스루패스로 공을 넘겼다. 음바페는 공을 몰고 박스 안에서 파 포스트를 향해 오른발로 슈팅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 아스널도 레알을 몰아붙였지만 득점 없이 전반전 0-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전 선취골을 터트린 건 아스널이었다. 후반 13분 부카요 사카가 측면에서 중원으로 공을 몰고 올라왔다. 다비드 알라바가 이를 수비하는 과정에서 반칙을 범했다. 페널티 아크 앞 직접 슈팅은 가능한 위치지만 골문가 거리가 가깝진 않았다.
이를 데클런 라이스가 직접 오른발로 킥을 처리했다. 공은 멋진 궤적을 그리며 공대 안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 아스널에 다시 기회가 왔다. 후반 25분 아스널이 다시 프리킥을 얻었다. 첫 프리킥과 비슷한 구역에 오른쪽이 아닌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이번에도 라이스가 처리했다. 선취 득점은 가까운 포스트로 감아 찼지만, 두 번째는 반대편 골망을 향해 허를 찌르는 킥을 시도해 득점으로 연결했다. 아스널의 홈구장이 환호로 가득 찼다.
아스널이 쐐기를 박았다. 후반 30분 루이스 스켈리가 측면에서 박스 중앙으로 내준 패스를 미켈 메리노가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이후 양 팀 추가득점 없이 경기는 3-0 아스널 승리로 종료됐다.
이번 경기 명실상부 최고의 선수는 라이스였다.
그는 레알전 선발 출전해 총 80분 활약했다. 티보 쿠르투아의 선방쇼에 가로막혀 득점을 만들지 못하는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이때 동료들이 만든 프리킥 찬스를 무려 두 번이나 직접 슈팅으로 득점을 만들었다. 해당 멀티골 덕분에 아스널이 승기를 잡고 레알이 무너졌다고 봐도 과장이 아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은 라이스에게 평점 9.0을 부여했다. 이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였다. 또 다른 사이트 '소파스코어'는 라이스에게 8.7점을 남겼다. 역시 경기를 뛴 양 팀 선수들 중 최고 평가였다. 그의 활약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직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기록이다.
아스널은 이번 승리가 중요했다. 2차전 레알 마드리드 홈구장에서 진행된다. 만약 연장전, 승부차기까지 이어지면 이 또한 상대 홈구장에서 펼쳐진다. 당연히 아스널에 불리하다. 1차전이 아스널 홈인 만큼, 반드시 이득을 챙겨야 했다.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이다.
레알이 무너졌다. 이렇게 참패를 당한 건 축구 팬들도 예상하지 못했다. 축구 통계 사이트 '옵타'에 따르면 "이번 패배는 레알 마드리드가 UEFA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1차전에서 겪은 가장 큰 패배다. 2012-2013시즌 준결승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1-4로 진 것과도 일맥상통한다"라고 밝혔다.
레알이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최다 패를 기록했다.
옵타는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5패를 당했는데, 이는 구단 역사상 유러피언컵/챔피언스리그 단일 대회에서 가장 많은 패배를 기록한 것과 같다(2000-2001시즌에도 5패)"라고 설명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전신 유러피언컵 역사를 포함해 레알 약 70년 역사 중 최다 패배다.
레알은 다가오는 17일 오전 4시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아스널과 2차전을 펼친다.